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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보다 성격… 대기업들, 현장서 인재 구한다(조선일보 9월 7일자 신문)
작성일
2013/09/07
작성자
김덕헌
조회
1647

[5분 자기 PR로 면접 보고… 길거리 캐스팅… 취업설명회는 연극으로…]
달라지는 채용 문화

현대車, 강남 한복판에서 잡페어 열어… 2000명 몰려

-"스펙만으론 안돼"
서류전형 없앤 곳 많아… 금융권도 면접이 당락 좌우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동 현대 힐스테이트 갤러리.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들 2000여명이 몰려들었다. 현대자동차 '잡페어'에 몰려든 취업준비생들이었다.

3층에선 수십명의 취업준비생들이 모의면접을 보고 있었다. 5개의 부스에는 2명씩의 면접관이 앉아 취업준비생들을 평가하고 있었다. 취업준비생 1명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5분.

"5분 안에 끼와 열정을 펼쳐 보여라"

한 부스 안에선 양복을 말끔하게 차려입고 온 송영근씨가 면접관 앞에서 상의를 벗고 뒤돌아섰다. 등에는 '베스트 드림 체이서(Best Dream Chaser)'란 문구가 셔츠에 부착돼 있었다. 그는 싱가포르 F1(포뮬러 원) 경주대회 기술 심판으로 일할 때 입었던 유니폼, 올봄 방송국 개그맨 오디션을 볼 때 입었던 흰색 티셔츠와 수험표를 차례로 꺼내 보이며 자신의 끼와 열정을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검은색 가방을 든 송씨는 "이 가방에는 현대차에 입사한 뒤 제가 펼칠 꿈을 담고 싶다"고 했다. 송씨의 열변을 듣던 면접관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6일 서울 도곡동 힐스테이트갤러리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잡페어 행사에 참가한 한 취업준비생이 면접관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6일 서울 도곡동 힐스테이트갤러리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잡페어 행사에 참가한 한 취업준비생이 면접관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주완중 기자
'5분 자기 PR'은 6일과 7일 이틀간 모두 700명이 참가해 진행된다. 여기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120여명에게는 현대차 공채 서류심사가 면제된다.

오디션 형식에 회사 소개하는 연극까지 등장

대기업들이 인재 채용을 위해 현장에 뛰어들고 있다. 학점·어학 성적·자격증 등 '스펙'에서 벗어나 끼와 열정이 있는 인재를 찾아나선 것이다. 장혜림 현대차 인재채용팀장은 "1년에 8만명에 이르는 입사지원자 중 대부분은 면접의 기회도 얻지 못한다"며 "정형화된 채용 방식으로는 만나지 못할 창의적 인재를 발굴하기 위한 행사"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 7월에 길거리 캐스팅도 도입했다. 인사 담당자들이 대학교, 새벽 시내버스, 서점, 도서관 등 곳곳을 돌아다니며 숨은 보석과 같은 인재를 직접 찾는 방식이다.

지난 4일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소극장에선 연극으로 채용 과정을 설명하는 독특한 채용설명회가 열렸다. 한화그룹이 여성 인재 채용을 위해 올해 처음 시도한 이벤트였다. 한화그룹 인재상, 채용절차, 회사소개 등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내용을 재미난 상황극을 통해 소개했다. 경제학과 4학년 장혜정씨는 "한화그룹은 딱딱하고 남성적인 느낌이 강했는데, 의외로 소프트한 조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기업들 "스펙만으론 진취적 인재 찾기 어렵다"

어학성적, 자격증 등 '스펙'을 탈피한 채용 방식은 최근 대기업 채용의 기본이 됐다. 본지가 삼성 등 10대 그룹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모든 회사가 '인성'을 채용에서 가장 중시하는 항목으로 꼽았다. '스펙'을 주안점으로 본다는 곳은 하나도 없었다.

10대 그룹 하반기 채용 인원 및 채용 시 주안점.
삼성은 대졸 신입 사원 채용 때 서류 전형을 없앴다. 또 선발 인원의 5%를 저소득층 출신에 할당하고 있다. 삼성전자 원기찬 부사장은 "불굴의 의지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한 경험이 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학력을 따지지 않고, 합숙과 면접만으로 채용하는 '바이킹 챌린지'를 도입했다. LG 구본무 회장은 올해 1월과 3월, 계열사 CEO들과 함께 두 차례에 걸쳐 'LG 테크노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공계 석·박사급 인재들을 직접 만났다. LG그룹 이명관 인사팀장은 "취업준비생들은 대기업 입사를 '좁은 문'으로 여기지만, 우리 역시 좋은 인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이것이, 필요한 인재가 있으면 그룹 회장부터 계열사 CEO들까지 직접 만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은행 등 금융권 공채도 면접이 당락 좌우

보수적인 금융권도 탈(脫)스펙이 일반화되고 있다. 은행권의 올 하반기 공채는 면접이 당락을 좌우하게 된다. 면접관들이 지원자의 학력 등을 모르는 상태에서 실시하는 블라인드 면접, 1박2일 합숙 면접, 세일즈 면접 등 다양한 형태로 3번까지 면접을 하는 은행이 많다.

국민·신한·농협 등 3개 은행이 블라인드 면접을 한다. 국민은행의 입사지원서에는 아예 자격증, 해외 연수나 봉사활동, 인턴 경력 등을 쓰지 못하게 돼 있다. 농협은행은 지원자가 면접관에게 제출하는 자기소개서에 학력 등 신상 정보를 밝히면 감점을 한다. 하나·외환·기업 등 3개 은행은 1박2일 합숙을 하면서 집단 토론과 개인별 발표, 팀별 과제 평가 등 심층 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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